캐나다 로스쿨 순위에 관한 가벼운 이야기

캐나다 로스쿨은 미국에 비해 그 수가 현저히 적다. 미국은 ABA 인가 로스쿨만 200개가 넘고 비인가 로스쿨 또한 수십개가 더 있다. 물론 경제규모와 인구 차이를 고려해볼 때 터무니없는 숫자는 아니다. 하지만 고작 20몇개의 학교들을 갖고 순위를 매기는게 좀 웃기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노력과 지적 우월함을 증명 받고 싶다라는 마음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에게나 존재할거라 생각한다.

각설하고 본격적으로 캐나다 로스쿨 랭킹에 대해 이야기 하기전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중요할 부분이 있다. 과연 어떤 기준으로 로스쿨 랭킹을 산정할 것인가? 물론 US News, QS Ranking 등등을 참고할 수 있겠지만 다양한 methodological flaws 가 존재하고 무엇보다 캐나다 로스쿨을 판단하는 좋은 지표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러한 방법론적인 부분도 어떤 요소가 중요한지에 얼마만큼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만큼 결국 주관적인 판단이 안들어갈수 없고 이에 따라 쉽게 순위가 뒤바뀔수 있다는건 누구나 아는 사실일것이다. 

그렇다면 랭킹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일까? 취업률? 캐나다 로스쿨의 경우 대부분 모든 변호사들이 취업에 성공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대부분이 취업을 했다고 해서 모두가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할 수는 없고, 설사 이런 부분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누구나 같은 직장을 원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부분 또한 믿을만한 요소는 아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또 실제로, 빅로 (big law)를 동경하고 결국 대세를 따라 이쪽으로 진로를 잡는 경우가 많다고는 한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빅로 수치만 갖고 학교를 평가하는것도 좀 웃기다고 생각한다. 물론 Ultravires 같은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윈저 로스쿨이 빅로 수치가 좀 부족한게 사실이지만, 이학교는 애초에 사회정의 포커스를 가진학교고 또 그런 학생들을 끌어들이는것도 사실이다. 즉, 자기 선택 편견 (self-selection bias) 이 어느정도 있을 수 있다는 것. 뭐 그렇다고해서 토론토 로스쿨의 빅로 수치가 의미없다고 말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토론토 로스쿨은 실제로 캐나다에서 가장 뛰어난 학생들을 끌어오고 또한 가장 명망높은 로펌, 클럭십 등 수치가 압도적인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어쩌라는건가? 나는 오히려 단순하게 입결을 보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냥 단순히 한국식 사고로 입결이 높으면 ‘장땡’이라는 말을 하려는게 아니다. 입결이 높다는건 복합적인 의미를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입결이 높다는 건 우수한 성적의 학생들이 선택받고 또 실제로 다니겠다고 선택했다는걸 뜻한다. 이는 학교의 평판, 커리큘럼 (클리닉, 인턴십 등등 실습과정 포함), 위치, 지역, 취업 기회 등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지원자들의 수많은 변수를 아우르고 또 이를 수치화한 총체적 산출물이라는 것이다. 또한 특정 학교를 선택하기까지 이러한 요소를 고려하는데 있어 모두가 다른 잣대와 기준을 갖고 진행하기 때문에 더더욱 이러한 모든 변수를 포함한 수치가 입결 자료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이나 미국처럼 애초에 학부가 철저하게 서열화 되어있는 곳이라면 대부분 그 명성을 대학원/전문 대학원에서도 따라가는게 일반적이나 (물론 대학원의 경우 전공 랭킹을 보며 리서치 아웃풋이 뛰어난 주립 대학들이 상대적으로 랭킹이 높을 순 있지만 내 기본 논지는 변함이 없다) 캐나다는 대학교도 상당히 평준화 되어있기 때문에 더더욱 순수 입결을 봐야한다고 생각한다. 

캐나다 로스쿨 입결 자료

내가 캐나다 로스쿨 정보를 빠르게 참고하려고 할 때 쓰는 Oxford Seminars 에서 정리 해놓은 자료이다. 물론 미국처럼 상위 25% 이런식으로 구분을 해놓지 않은건 아쉽지만 (심지어 중위값도…) 어쨌든 빠르게 참고해볼만한 자료이다.

여기서 LSAT 평균 점수만 두고 보면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166)
  2. University of Toronto (165)
  3. University of Victoria (164; 89th percentile)
  4. Dalhousie University (160-164)
  5. McGill University (161), University of Calgary (161), University of Manitoba (161), York University (161; 82nd percentile), Western University (161)
  6. Queen’s University (160), University of Alberta (160)
  7. University of New Brunswick (158), University of Saskatchewan (158)
  8. University of Windsor (155)
  9. Lakehead University (N/A), Thompson Rivers University (N/A), University of Ottawa (N/A) 

참고로 GPA 는 크게 참고할게 못되는게 어떤 학교는 CGPA 를 액면가 그대로 보지만 (예: York University) 토론토 로스쿨만 하더라도 가장 학점이 높은 3년에 해당하는 점수만 보기 때문에 inflation 이 있다. 

지극히 주관적인 캐나다 로스쿨 랭킹

그러면 UBC 가 LSAT 평균이 가장 높으니까 젤 좋은 학교인가? 꼭 그런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캐나다 랭킹은 지역별로 티어를 구분하는게 맞다고 본다 (loosely speaking). 즉 서부지역에서 가장 입결이 높은 UBC, 동부에서 가장 입결이 높은 U of T, 그리고 불어권 지역을 대표하는 McGill 까지 1티어 캐나다 로스쿨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서 내 상황과 목적에 맞춰서 골라서 가면된다는게 내 생각. 

그 다음으로는 서부지역에서는 UVic, 동부지역에서는 York University, 그리고 Maritimes 지역을 대표하는 Dalhousie University 정도라고 생각한다. 단 1티어 로스쿨과 2티어 로스쿨사이에 미묘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1.5티어 로스쿨이라 내멋대로 정하겠다. 

그 다음으로는 2티어 로스쿨인 Queen’s, Western, U of A, Calgary, U of M 라고 생각한다. 

3티어 로스쿨은 UNB, Windsor, Saskatchewan, Ottawa, TRU, Lakehead, Ryerson 라고 생각한다. 

물론 Ryerson 의 경우 Ultravires 2021년 1L 토론토 여름 인턴 결과에서는 Queen’s 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고 2022년 2L 데이타에서도 신생 로스쿨 치고 나쁘지 않은 성적을 보여준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위에 말 했듯이 취업률은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고 또한 학교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를 하지는 않지만, 2020년, 2021년 합격자 스펙을 보면 대략 150후반 LSAT 점수의 학생들이 입학을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결국 Ryerson 이 토론토에 위치한 장점과 학부명성에 힘입어 2티어까지 치고 올라올 수 있다는 견해들도 존재 한다.

하지만...

위에 이게 뭐랍시고 장황하게 설명하며 분석해봤지만 크게 정답은 없다. 토론토 로스쿨만 하더라도 너무 좋은 학교지만 그만큼 학비가 살인적이다 ($36,000/년). 그렇게 따지면 훨씬 학비가 저렴한 UBC/McGill (if you’re fluent in French)가 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참고로 나는 2021/2022년 싸이클에는 토론토, 빅토리아, 퀸스만 지원해놓은 상황이다. UBC도 아슬하지만 합격권이긴 한데 문제는 시간이 너무 없어서 에세이 3개를 요구하는 UBC에 또 지원하고 싶지 않았다. 참고로 오스굿 로스쿨은 5개인가 질문이 있었던걸로 기억하는데 속으로 실컷 욕퍼붓고 지원 안했다. 그럼 왜 빅토리아, 퀸스는 지원했냐라고 한다면 그건 싸이클 끝나고 결과 복기하면서 좀더 자세히 설명하려고 한다. 

반 재미로 해본 나만의 캐나다 로스쿨 랭킹이니 알아서 에누리해서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 다음에는 조금 더 영양가 있는 글을 써야겠다고 다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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