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을 마치고 7-8월즘이 되면 대부분 캐나다 로스쿨생들은 OCI (On Campus Interview) 참여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전에도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OCI 라는건 원래 전통적으로 각 지역별로 가장 큰 로펌/정부기관들이 원하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한 정형화된 채용 과정을 말한다. 우선 일반적인 채용과는 다르게 상당히 그 과정이 상세하고 또한 밴쿠버 변호사 협회 룰이 적용된다. 우선 대략적인 채용 사이클은 다음과 같다.
- Application Deadline: 2023년 8월 30일
- OCI Day: 9월 22일
- Blackout Period (로펌과 지원자 사이 커뮤니케이션 절대 금지): 10월 2일 – 22일
- Intention to Call Emails (In-firm interview 를 위한 전화 걸기 전에 주는 이메일): 10월 3일 – 4일
- Interview Call Day (인터뷰 날짜 선택을 위한 전화): 10월 5일
- Interview Week: 10월 23일 – 25일
- Job Offer Call Day: 10월 26일 – 27일
뭐가 엄청 많긴 한데, 가장 중요한건 1. 지원 2. OCI 인터뷰 3. In-firm 인터뷰 4. 리셉션/추가 인터뷰 정도로 볼 수 있다.
우선 나는 1학년 평균 점수가 대략 턱걸이로 B+ 정도가 나왔다. 아무래도 대형 로펌들이 대부분 참여하는 이벤트다보니 경쟁이 치열하고 1학년 성적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항상 들었었다. 물론 내 성적이 최상위 성적은 아니지만 B+ 평균이면 상위권 성적이고 어느정도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수 있다고 들었다.
따라서 크게 생각지 않았던 OCI 에 참여를 하기로 결정하고 8월정도부터 로펌 리서치에 들어갔다. 솔직히 말하자면 좀 대충한감이 있었고 (큰 기대가 없었다) 그냥 템플릿 커버레터 하나 만들고 로펌 이름만 바꿔서 쐈다 (안좋은 예). 그래도 나는 한국인이니까 좀 한국 관련된 업무가 있고 아시아권 기업들과 큰 프로젝트를 해본 기업들 위주로 지원을 했다. 내가 지원한 로펌들은 다음과 같다:
- Stikeman Elliott
- Richards Buell Sutton
- McMillan
- McCarthy Tetrault
- Lawson Lundell
- Blakes
- Fasken
- Dentons
- Department of Justice
캐나다 법쪽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Richards Buell Sutton 을 제외하고 모두 캐나다 최상위 로펌이다. Department of Justice 는 그냥 이런데서 일하면 어떨까 싶어서 지원해봤다.
OCI 인터뷰
OCI 는 약간 스피드 데이트 같은 인터뷰다. 주어진 시간은 17분이며, 이 짧은 시간 안에 좋은 인상을 남겨야 다음 스테이지인 In-firm interview 로 넘어갈 수 있다. 원래는 호텔이나 학교 캠퍼스에서 이뤄졌다고 알고 있는데, 코로나 이후로 대부분 온라인으로 하고 있다.
우선 OCI 결과는 빠르게 나온편이다. 정확히 기억이 안나는데 9월초에 나왔다. 하루종일 하라는 일은 안하고 이메일만 리프레시하면서 결과를 기다렸는데, 이메일이 하나도 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 망했네” 그러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학교 포털에서 따로 확인을 하는 거였다.
결과는 9개 지원한 곳중에 6군데서 연락이 왔다. 리젝 받은 로펌은 Fasken, Blakes, Lawson Lundell 이였고 Lawson Lundell 은 대기자 1순위였는데 아쉽게도 끝까지 연락을 받지 못했다. Lawson Lundell 같은 경우는 전국구 펌은 아니지만 서부를 대표하는 탑 로펌이라 관심이 있었던 로펌인데 아쉽게도 인연이 닿지 않았다.
참고로 내 친한 로스쿨 친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평균 B 정도 받은 친구들은 2-30군데 지원해서 1-2군데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즉, OCI 단계에서는 대부분 로펌/정부 기관에서 1학년 점수를 중점적으로 스크리닝 한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내 친구들은 내가 6곳에서 연락 받았다고 하니까 다들 엄청 놀라면서도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고마운 친구들이다. 이날 한국 음식점에서 같이 맥주한잔 하며 사진을 찍은게 있는데… 초상권 때문에 못올리겠다 ㅠ.ㅠ
아무튼 그렇게 모두들 OCI 인터뷰 준비를 시작했다. 다만 나는 상당히 인터뷰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던게, 많은 로펌들이 conversational style 인터뷰를 하는 반면, 특정 로펌과 특히 정부기관 (DOJ) 등에서는 behavioural questions 을 더 많이 한다고 설명 받았다. 다른 두 성격의 인터뷰를 준비하다보니 헷갈리기도 하고, 왜이렇게 막상 할말이 없는지 답답하기만 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OCI 인터뷰 날 3일전에 코로나가 (또) 걸렸다. 와이프가 몇일전에 코로나가 걸려서 내가 모든 집안일과 육아를 맡아서 했었고 또 그 와중에 와이프 병간호를 하다가 나도 걸려버린 것. 코로나를 벌써 2-3번 걸렸어서 충분히 면역이 되어있으리라 생각했던게 큰 패착이였다.
당연히 몸이 아프니 인터뷰 준비도 하나도 하지 못했고, 그냥 거의 반 시체 상태로 인터뷰에 참여하게 되었다. 그와중에 정말 고마웠던 일은 내 친구들이 소식을 듣고 casserole 과 멘솔 사탕을 사서 집앞에 놔두고 튄(?) 것. 나는 누가 똑똑하길래 누구지? 하고 문을 여니 앞에 음식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정말 마음씨 좋은 친구들 덕분에 어쨌든 조금 더 기운을 내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가혹했다. 우선 컨디션이 너무 최악이였고, 전혀 인터뷰 준비가 안되어있는 상황이라 질문에 제대로 대처가 되지 못했다. 심지어 가장 첫 인터뷰였던 DOJ 인터뷰는 첫질문에 거의 2분간 답을 하지 못했고 결국 내 첫 대답은 “Can I move on to the next question please?” 였다. 당황한 심사관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그 다음 인터뷰는 Stikeman 이였는데 Teams 를 한번도 써본적이 없으니… 맥북에서 카메라가 보이지가 않았다. 결국 카메라 없이 인터뷰를 진행했고 인터뷰 내용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좋은 인상을 절대 줄 수 없었다. 결국 맥북 세팅에서 권한 부여를 통해 다음 인터뷰는 카메라를 킨 상태로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이 시점에는 거의 자포자기라 그냥 프리스타일로 임했고 그냥 대충 생각나는데도 떠들어 댔다.
근데 그 와중에 Richards Buell Sutton 로펌과의 인터뷰에서 특히 좋은 인상을 받았다. 우선 대화중에 코로나 이야기를 했더니, 다른 시간에 인터뷰를 다시 조정 가능하니 편하게 말해달라고 했다. 너무 감사한 제안이였지만 그냥 빨리 끝내고 싶어서 힘내서 해보겠다고 말하고 진행을 했다. 하지만 모든 로펌중에 이런 배려를 받은게 처음이여서 좋은 인상을 갖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또한 나의 다양한 일 경력과 특히 사업 경력을 매우 높게 평가를 해주었고 관심을 표했다. 무엇보다 심사관 두명다 모두 다 매우 나이스했고 정말 화기애애한 인터뷰가 진행이 되었다.
또한 Dentons 와도 상당히 좋은 인터뷰를 했어서 나는 이 두군데로부터 in-firm interview 요청이 왔으면 하고 기대를 했었다.
인펌 인터뷰
OCI 인터뷰 다음은 in-firm 인터뷰로 넘어간다. 말그대로 로펌에서 직접 인터뷰를 하는 방식이다. 여기부터는 진짜 로펌에서도 관심이 많다는 뜻이고 그만큼 취업에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인펌 인터뷰 오퍼는 “Intention to Call Emails” 라는걸 통해서 먼저 통보가 오고, 그리고 전화를 통해 인터뷰 날짜와 시간을 정한다.
10월 3일 오전 8시에 보통 이메일이 발송 되는데, 나는 실망스럽게도 딱 한곳에서만 연락을 받았다: Richards Buell Sutton. 한가지 정말 다행인건, 내가 인터뷰 기간 동안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로펌이라는 점. 지원자 입장에서는 인터뷰라는게 일방통행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나는 쌍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 회사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언제든지 이 과정속에서 발을 되돌릴 준비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그런 면에서 RBS 는 좋은 느낌을 받았던 로펌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그렇게 Interview Call Day 날 오전 8시에 바로 전화가 왔고 나는 Interview Week 가장 첫날인 10월 23일 오전 9시에 인터뷰를 보고싶다고 했다. 참고로 첫날 오전에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건 로펌에게 “나 당신 로펌이 우선순위이고 관심있어요”라는 시그널이다. 다행히도 로펌에서 오전 9시에 인터뷰를 수락해주었다.
이후 인펌 인터뷰 관련된 추가 디테일을 이메일로 전달 받았는데, 다음과 같았다:
10월 23일: 인터뷰
10월 24일: 리셉션 (파티)
10월 25일: 추가 인터뷰 (해당 경우)
즉, 3일동안을 밴쿠버에서 머물면서 인터뷰 등 행사 참여를 해야했다. 그렇게 주일인 전날 미리 밴쿠버에가서 에어비엔비 숙소에 머물며 인터뷰 준비를 했다. 다행히도 면접자가 누구인지 사전에 알려주어 대략적인 예상을 해볼 수 있었다. 우선 파트너와, 파트너를 목전에 둔 변호사 (그룹장) 였다.
생각보다 인터뷰는 스무스하게 흘러갔다고 생각한다. 좀 긴장을해서 말을 빨리 하면서 더듬거나 절긴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예상 질문 범위내에서 질문이 나왔고 articulate 하게 나름 대답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나는 비지니스를 운영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고객 유치, 고객 응대, 고객 만족 등에 관점에서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이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좋은 피드백을 주셨다. 인터뷰가 끝날 때즘에는 수습기간 동안 받을 샐러리와 혜택에 대해서도 말씀을 해주셨다.
우선 수습기간 동안 받는 샐러리는 밴쿠버 모든 대형 로펌들이 동일하다: 8만불. 그리고 여름 포지션 이후 다시 수습 변호사로 돌아오면 학비 5천불 보조를 해주고, 또한 10주동안 PLTC 라고 교육 받는 기간에도 월급이 나온다고 설명해주셨다. 특히 학비 보조금은 유빅로스쿨이 1만불인걸 감안하면 50% 장학금을 받은거나 마찬가지라 상당히 메리트가 있다고 느껴졌다. 참고로 Richards Buell Sutton 은 변호사 대략 60명, 총 직원 150명정도 되는 중형 로펌이다. 하지만 밴쿠버에서 가장 오래된 로펌이고 (1871년?) 또한 OCI 에 참여한걸 보면 알 수 있듯이 대형로펌과 경쟁하는 로펌이다. 따라서 compensation 부분에 있어서도 다른 대형 로펌과 동일한 대우를 해준다는 부분을 강조한다는게 느껴졌다.
대략 30분정도 이어진 인터뷰가 끝난 뒤에는 수습 변호사중에 한명이 오피스 투어를 시켜줬고, 그 이후에 잠시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해주었다. 수습 변호사님의 말씀으로는 대형 로펌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일을 경험해볼 수 있고, 또한 워라벨도 더 좋다고 소근거리며 말씀해주셨다. 여기서 말하는 워라벨의 기준은 당연히 대형 로펌이기 때문에, 그정도로 심하지 않다는거지 밤 늦게 까지 일하거나 주말에도 일하는건 당연히 각오하고 있는 바이다.
아무튼 인터뷰가 끝나고 상당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Reception 만 잘 하면 될거라 생각했다.
리셉션
10월 24일 저녁에는 리셉션 행사가 있었다. 말이 리셉션이지 이러한 소셜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을 하고 또 대화를 잘 하는지 등을 보는 또 다른 형태의 인터뷰라고 보면 된다.
우선 나는 영어가 부족하고, 또한 small talk 을 잘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준비해간 인터뷰 질문은 대부분 일에대한 부분이었는데, 대부분 변호사들이 일보다는 일반적인 small talk 을 하고싶어한다고 느꼈다.
심지어 내가 생각했던것 이상으로 많은 학생들이 리셉션 시작 시간에 와있었고 (무슨 뜻이냐면, 인터뷰 날짜/시간과 마찬가지로 RBS 를 가장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학생들이라고 보면 된다. 왜냐면 동 시간에 다른 로펌들에서도 비슷한 행사가 진행되기 때문) 이는 생각보다 경쟁이 더 치열하다는 느낌을 받게 했다.
나도 나름 열심히 질문도 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백인 친구들의 그 특유의 자연스러움은 따라가기가 힘들다고 느꼈다. 그리고 이날 나는 first-choice 를 RBS 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리셉션에 참여를 했었다. First-choice 는 말그대로 로펌에게 “당신 로펌이 내 1순위 입니다. 오퍼 주시면 무조건 가겠습니다” 라는 뜻이다. 로펌입장에서는 first-choice 가 매우 중요하고 보통 화요일 저녁/수요일 오전에는 알기 원한다고 학교 커리어 오피스로부터 설명을 받았었다.
그렇게 나와 첫 인터뷰를 했던 변호사님에게 (변호사이지만 신규 변호사 채용 등의 업무를 같이 맡고 계신다) first-choice 를 어필했다. 근데, 고맙다고 말씀은 해주시면서도 생각보다 반응이 뜻뜨미지근하다고 느꼈다. 내가 설명받기로는, first-choice 를 어필할때, 보통 로펌 입장에서도 해당 지원자가 1순위가 아니면 “고맙지만 다른 로펌에 더 보시는게 맞을것 같아요”라는 식으로 우회해서 알려준다고 했다. 근데 나에게는 그런 말을 하진 않았지만 상당히 반응이 그냥 뉴트럴 하다고 느껴서 순간 큰 실망감이 들었고, 밤 늦게 리셉션을 나가면서 그냥 페리타고 다시 빅토리아로 집에 가고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집에와서도 땡큐 이메일을 그날 만났던 변호사에게 보내야하는데 솔직히… 마음이 전혀 나질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로스쿨 친구들이랑 이야기를 하는데, 그중에 한명은 이미 땡큐 이메일과 함께 1순위라고 언급을한 로펌으로부터 “총 5명을 뽑을 예정인데, 거기에 너가 포함되어있지 않아”라는 청천병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친구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으면서 내 마음도 너무 무거웠고 다 내려놓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하지만 다시 멘탈을 다잡으며 정성들여 다시 땡큐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특히 담당 변호사님에게는 추가 인터뷰도 가능하니 언제든지 연락 달라고 다시한번 어필을 했다.
그렇게 밤 11시 55분에 다음날 오전에 추가 인터뷰가 가능하냐는 이메일을 받았다. 와… 진짜 정말 자려고 하기 바로 전이었는데 이메일을 받자마자 바로 가능하다고 답변을 보냈고 컨펌을 받았다.
추가 인터뷰
추가 인터뷰는 로펌 매니지먼트에 속해있는 파트너 변호사님과 이루어졌다. 전날 리셉션에서 파트너 변호사님과 이야기를 잠깐 나누긴 했었는데, 좋은 인상을 주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그분이였다. 참고로 이메일로 이분이 나를 인터뷰 할 거라고 미리 연락을 받아서 최소한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전날 밤 12시에 연락을 받았기 때문에, 솔직히 추가로 준비할 수 있는건 없었다.
단, 마음가짐을 다시한번 가다듬었다. 우선 천천히 말하기. 빨리 말하면 말을 실수하기 쉽고, 또한 사람이 진중해보이지 못한다. 그리고 그냥 “be myself” 하기. 거짓도 과장도 없이. 그냥 나의 본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였다 (단, 정갈된 형태의 본모습^^;).
내 생각보다 이 인터뷰는 정말 잘했다고 생각한다. 정말 차분하게 변호사님이 질문하시는 바를 하나하나 똑바로 답변을 했고, 중간 중간에 공통점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예를 들어 변호사님은 학부를 유빅을 나오셨다) 이야기 하면서 친밀감을 쌓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변호사님께서는 파티에서는 내이력을 전혀 몰랐는데, 아침에 이력서를 보고서 정말 열심히 살아온 사람이고 또한 다양한 경험을 한 사람이라는 점에 있어서 많은 칭찬을 해주셨다. 나에게 있어서 이 말한마디가 정말 큰 위로와 용기가 되었다. 때로는 가족과 내 스스로도 팽개쳐가며 유학원일에 목숨걸고 일을 하기도 했고, 또 그 외에도 정말 말로하기 힘든 수많은 순간들이 있었다. 그 힘든 시간에 대한 인정과 확인을 받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후 결과
그렇게 기분좋게 인터뷰를 다시 마무리를 하고 파트너 변호사님과 또 담당 변호사님께 땡큐이메일을 보냈다 (한 3일에 걸쳐 20개는 보낸거같다). 이번에는 확실히 더 반응이 좋았다. 특히 파트너 변호사님은 좋은 말씀을 또 많이 해주셨고, 담당 변호사님은 내가 RBS 를 1순위 지정 한것에 대해 “thrilled” 하다고 표현해주셨다. 또한 만약에 내 선호도가 바뀌었다고 하면 꼭 말해달라고 말씀해주셨다.
여기에 다시 나는 이미 RBS 에서 일하고싶은 마음으로 가득하고 모든 서포트와 가이드 해주심에 감사하다는 진심어린 답변을 드렸다.
그렇게 나는 그날 저녁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돌아오는길에 나 스스로가 큰 성장을 했다고 느꼈다. 많은 것을 배웠고, 또 해냈다고 느꼈다. 좀 더 자신감 있게 이 세상을 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좋은 느낌에 취해 그날 페리 밖에서 추운지도 모르고 한없이 경치를 바라보며 여러 생각을 했었다.
OCI 가 정말 힘든 과정인데, 이 중에 한가지 좋은 점을 뽑는다면 인펌 인터뷰 이후 결과가 빨리 나온다는 점이다. 내가 빅토리아에 수요일 저녁 늦게 도착했는데, 최종 발표는 바로 그 다음날인 목요일 오전 8시다.
솔직히 너무 몸이 피곤해서 그날 뻗어서 잤고, 아침에도 일어나자마자 출근 준비를 부랴부랴해서 버스의 몸을 실으니 7시 58분즘 되었다.
정말 연락이 올까? 안오면 다시 지원할 생각에 머리가 터질 것 같다… 등등 잡생각을 하고 있을 와중에. 8시가 딱 되자마자 퀘백 번호로 연락이 왔다. 뭐지? 하필 스팸이 와도 8시에 스팸이… 하는 찰나에 혹시 몰라 전화를 받았는데, 리셉션에서 만났던 또 다른 파트너 변호사분이었다.
이분은 퀘백 출신이셔서 퀘밴 번호를 갖고 계셨던것…ㅎㅎ 간단한 안부를 묻고, 오퍼를 주겠다고 말씀해주셨다. 참고로 오퍼는 24시간 유효하다. 이는 학생을 위한 밴쿠버 변호사 협회 룰인데, 여러개 오퍼를 받는 학생들이 고민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RBS 를 1순위 지정을 했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바로 수락한다고 말씀드렸다. 파트너 변호사님도 함께하게 되서 너무 기쁘다고 말씀해주셨고 그렇게… 나의 OCI 는 끝이 나게 되었다.
내가 일하게 될 RBS 로펌은?
위에서 간단하게 설명한대로 RBS 는 전국급 최상위 로펌은 아니지만 밴쿠버에서는 손꼽히는 로펌임에 틀림없다. 일단 OCI 를 참여한다는 것 자체가 그만한 규모와 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수습 변호사들에게 주는 연봉도 대형 로펌과 같은 점을 볼 때 이 로펌에 대략적인 포지션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로펌이 주는 돈과 혜택보다는 이 조직 자체에 더 큰 매력을 느꼈다. 우선 사람들이 리셉셔니스트부터 파트너 변호사까지 하나같이 정말 나이스했고,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앞으로 일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낼텐데, 사람이 안맞으면… 오래갈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또한, RBS 는 포지셔닝을 점점 아시아쪽으로 많이 하고 있는 로펌이다. 특히 동아시아, 남아시아 쪽 그룹이 따로 있을 정도로 이쪽 클라이언트 유치에 노력을 하고 있다. 나는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장점과 더불어 문화적으로 쉽게 교류할수 있다는 부분이 어필된게 아닌가 생각해본다.
또한 RBS 는 풀서비스 로펌이다. 상법, 재산법 등이 특히 규모가 크며 내가 다양한 분야에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이 메리트가 있다. 앞으로 RBS 에서 커리어를 쌓아가면서 또한 어떻게 한인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진지한 고민을 해보려 한다.
마무리
솔직히… 취업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냥 좋은 경험일거라 생각하고 시작했었다. 또한 나는 안되더라도 “하나님께서 더 좋은길을 마련해주시겠지”라는 생각을 항상 했다. 좋은 결과에도 감사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또 다음 스텝을 준비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었다. 또 당연히 그럴거라는 확신이 있고.
앞으로 점점 아이유학과는 실질적인 경영자보다는 자문의 역할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앞으로 길이 정해짐과함께 또 다른 여러가지 생각이 많아지지만, 우선… 한동안은 조금 마음 편하게 지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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